509-대한제국시기관리,독립운동가,서예가 회산 박기돈(晦山 朴基敦) 묵서 > 기타

박기돈(朴基敦)은 근대기의 서화가로, 그의 자는 경림(景臨), 호는 회산(晦山), 취죽헌(翠竹軒), 양정초당(養正草堂), 몽와노인(蒙窩老人), 찬당노인(贊堂老人), 회노(晦老)이며, 본관은 밀양(密陽)이다. 그는 1873년에 서울에서 박문환과 제주고씨의 4남 3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68-69세 무렵에는 박훈(朴壎)이라는 이름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박기돈은 1893년에서 1895년경에 서울에서 경상남도 합천(陜川)으로 내려가 유학자 시암 이직현의 문하에서 유학을 배우고 시 · 서 · 화의 기초 소양을 쌓았다. 이직현의 유학에 대한 태도와 항일 정신은 박기돈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박기돈은 1901년에 양지아문(量地衙門) 양무위원에 임명되며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1903년에 상공학교(商工學校) 교관, 1905년에 중추원(中樞院) 의관과 통정대부(通政大夫)를 지냈다. 그러나 1905년 11월에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체결되자 관직을 그만두고 서울을 떠났다. 그는 상하이(上海)로 망명하고자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합천을 거쳐 1906년에 대구(大邱)에 정착했다.서울의 명문가 출신 자산가였던 박기돈은 대구에서 경제인으로서 애국계몽운동과 상공업 진흥에 힘을 쓰며 활발한 사회 활동을 했다. 그는 1907년에 대구 광문사(廣文社)가 국채보상운동을 일으켰을 때도 모금 운동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의한 대구 제일의 부호인 서상돈(徐相敦)과 대구목재소를 설립하고 대구제분주식회사에 참여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기도 했다.이외에도 박기돈은 회산출판사, 보혜약방, 원대동 제지공장, 대구 최초의 이발관 등의 설립 및 운영에 관여하며 다양한 신 상공업을 대구에 이식했다. 그는 1910년에 대구의 민족주의 경제인의 모임인 대구상무소(현 대구상공회의소)의 초대 소장으로 추대되었다. 1920년에는 노동공제회 대구지회 회장을 맡아 노동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계몽활동을 했다. 박기돈은 명신여학교를 설립하고 민립대학기성회 대구지방부에 참여했으며 대구운동협회 회장을 지내는 등 교육과 체육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박기돈은 50대에 들어서며 사회활동을 접고 서예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그는 1922년에 교남 시서화 연구회의 부회장을 맡았으며, 1930-40년대에 대구를 대표하는 서예가로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